2012. 4. 6.

지리하는 사람의 사진 이야기- 공유


1999년 대학교 1학년 첫 답사. 평해 월송정

내가 지리교육과에 진학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때로는 짐 처럼 느껴지는 카메라를 들고다니면서 사진 찍는 좋아할까? 모르겠다. 지리를 공부하지 않았다면 아마 사진은 생활에 들어올 수 없었을 같다. 대학교 1학년 답사. 가지고 갔던 카메라가 고장나는 바람에 급하게 포항 어느 동네 사진관에서 일회용 카메라 사서 필름을 아껴가며 사진을 찍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사실 나는 그때 태어나서 처음으로 렌즈를 바꿔가며 사진을 찍는 SLR 카메라를 처음 보았다. 그때는 그런 기계는 어떻게 사용하는 지도 몰랐고, 관심도 없었다. 그랬던 카메라가 지금은 재산 목록 1호가 되었으니 신기한 일이다.

사진에 대해서 많이 알아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여전히 아마추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나름 찍었다는 사진들도 전문가의 눈에는 습작 정도 수준으로 밖에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앞으로도 사진을 찍을 거다. 혹시 대단한 비법 같은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다면 아쉽겠지만 그런 나도 없다. 그런 것을 원한다면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블로거들이 많으니 그쪽으로 검색을 해보기 바란다. 그리고 뭐든 쉽게 얻을 있는 없는 같다. 책도 보고 공부를 해야하는 어쩔 없다.
사진은 내가 수업에 가장 자주 이용했던 매체였다. 많은 지리교사들이 사진을 찍은 목적이 그런 것이 아닐까 한다. 나는 지형단원이야 말할 것도 없고, 다른 단원에서도 가능하면 사진을 많이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사진을 잘찍어서라기 보다는 내가 가장 활용활 있는 수업 도구였기 때문이었다.

미니홈피부터 시작해서 블로그, 지금의 페이스북까지(트위터는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모르겠다) 나는 글을 쓰는 것도 좋아하지만 사진도 비교적 많이 올리는 이용자에 속한다. 주제는 예나 지금이나 대중이 없지만, 그래도 가장 많은 쪽은 답사 같은 여행에 관한 것들이다. 요즘이야 어디 돌아다닐 엄두를 없다보니 소소한 일상이 주를 이룰 수밖에 없지만 말이다. 사진을 어떤 식으로든 공개하는 목적은 결국은 공유하기 위해서다. 내가 찍은 사진들이 경제적으로 환산할 있을 정도로 예술성이 뛰어난 것도 아닌데 혹시 누가 볼까 꽁꽁 숨겨둘 이유가 없다. 오히려 많은 사람들이 보고 이런 저런 얘기를 해주면 그게 훨씬 기분이 좋고, 다음에 하나 건지면 올려야지 이런 마음을 먹게 만든다.

찍어 놓고 들춰보지도 않을 사진을 찍을 사람은 없다. 받고 아니라면 좋고 나쁘고 이런 따질 필요가 없을 같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그걸로 돈도 안되는 사진으로 할거냐, 또는 있느냐 것이다. 내가 찍은 사진들, 그리고 글을 읽고 있는 분들이 찍은 사진들은 아무래도 감성보다는 (객관적인) 정보를 담고있는 쪽에 가깝다고 봐도 틀리지 않을 하다. 그렇다면 사진을 찍은 목적도 명확해질 것이고, 어떻게 활용할 있을지도 간단해 진다. 정보를 담기 위해 사진을 찍었다면 다음으로 해야할 것은 공유하는 것이다.

누구나 지금까지 사진들을 하나씩 다시 보다보면 누군가에 정말 보여주고 싶은 사진을 찾을 있을 것이다. 그게 거창해야할 이유는 없다. 인터넷을 뒤져보면 사진과 같은 곳에서 찍은 수많은 멋진 사진들을 찾을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진에는 내가 없다.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내가 찍고 내가 의미를 부여한 사진. 지금 누군가와 나눠보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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