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4.

노인들이 많이 살 것 같은 작은 스칸디나비아 - 크론스하겐, 메텐호프

노인 요양시설 안내표지판



이번주도 지난 주와 다름 없이 수업을 마치고 두어시간을 걸었다. 학교에서 출발해서 킬(Kiel)의 서쪽에 위치한 크론스하겐(Kronshagen)과 메텐호프(Mettenhof) 쪽으로 향했다. 크론스하겐은 킬과 경계를 맞대고 있는 작은 도시로 한국의 지방 행정구역 체계와 비교해 본다면 읍에 해당하는 곳이다. 그렇다고 한국의 어느 시골의 읍을 떠올리면 좀 곤란하겠지. 사실 킬과 경계를 맞대고 있기도 하고, 그냥 차를 타고 지나거나, 걸으면서 큰 차이는 없다. 단독 주택이 주로 보인 다는 게 차이라면 차이라고 해야겠다. 킬 시내에서는 시내에는 보통 5층 정도 되는 건물(Altbau, 옛날 건물)에 다세대 주거가 일반적이고, 외곽에서는 두 집, 또는 세 집이 벽을 맞대고 있는 연립주택(Reihenhaus)을 많이 볼 수 있다. 연립주택의 경우 각 집마다 출입문이 있고, 내부는 이층이나 삼층 구조로 되어있다. 그리고 앞 뒤로는 작은 정원도 있는 게 보통이다. 단독주택은 연립주택보다 정원이나 차고 면적도 넓고, 집도 더 조금씩 다른 게 예쁘다. 그러니 당연히 비싸겠지.

주택 외에 크론스하겐에서 눈에 들어온 것은 노인 요양시설이었다. 동네 자체도 큰 길에서 조금만 드렁가면 새 소리와 내 발소리가 제일 크게 들릴 정도로 조용하다. 독일도 노인 인구 비중이 상당히 높다. 은퇴 후 조용한 곳에서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그래서 그런지 시내를 벗어나면 상대적으로 노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과 다른 점이라면 인구가 상당히 고르게 분포하기 때문에 도시에서 좀 떨어져 있다고 해서 아이들 보기가 힘들다거나 그렇지는 않다.

큰 길가에 모여있는 상점
한 참을 "우와~~ 집 좋네!" 감탄하면서 걷고 있는데, 몇 몇 상점이 모여 있는 곳이 눈에 들어온다. 열 개 정도 될까. 빵집, 보청기 가게, 금은방, 안경점, 부인용 옷가게, 되너(Döner, 케밥) 같은 간단한 음식을 파는 가게...... 보청기와 부인영 옷가게가 노년층을 주고객으로 하기는 하지만, 주택가에서 장사를 해도 될까하는 생각이 들기는 하지만 가까이 사는 사람들이 주요 고객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이곳을 지나 얼마지나지 않아 노인 요양시설 안내 간판이 보인다. 호사스런 실버타운 같은 건 아니고, 노인 공동 주거시설 정도라고 보면 좋을 것 같다. 베를린에서도 방 구하러 다니면서 원룸이나 작은 집이 모여있는 노인들을 위한 공동주거 시설을 많이 보았는데, 역시 이곳에서도 비슷한가 보다. 메텐호프로 넘어가는 길이 노인 요양시설을 한 군데 더 볼 수 있었다. 크로스하겐의 인구구조를 모르는 상황에서는 이런 것들이 눈에 주로 들어왔다.

메텐호프의 다세대 주택

메텐호포는 1960년대부터 건설된 킬의 전원도시이다. 전원도시로 개발을 하면서 킬로 편입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4만 명 규모로 계획했다가 1970년대 2만 여명 규모로 계획을 수정했다고 한다. 19세기 말 영국의 하워드 경의 전원도시 계획의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그래서  주거지역과 자족기능을 가질 수 있는 공장 등이 들어선 산업지역과 주변의 농지와 녹지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년 9월 킬에 처음 도착해서 집을 구하러 다닐 때 몇 번 왔었는데, 가든(Gaarden)과 더불어 외국인 비율이 다소 높은 지역이다. 독일어가 다른 언어도 자주들리고, 히잡 등을 하고 있는 여성들도 많이 보인다. 하지만 지난 주에 보았던 가든에서 처럼 특정 경관이 두드러지지는 않는다. 전체적인 모습은 한국의 좀 규모가 작은 깔끔한 아파트 단지를 보는 것 같다. 한국처럼 20층이 넘는 고층 아파트는 없지만, 시내에서는 보기 힘든 층수가 높은 다세대 주거지를 볼 수 있다. 외관도 계획도시 답게 통일성도 있고, 깔끔하다. 메텐호프에서 재미있는 것이 있다면, 도로이름 북유럽의 지명을 따서 지었다는 것이다. 스칸디나비비아, 스톨홀름, 베르겐, 유틀란트, 코펜하겐, 헬싱키, 예테보리...... 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지명이 들어간 도로이름이 많다. 이외에도 더 있을지도 모르겠다. 다시 지도를 확인해보니 '바이킹'이 들어간 도로도 있다. 무슨 이유가 있을 것 같은데 좀 더 찾아봐야겠다.

스칸디 되너
스칸디 가구(덴마크 국기가 걸려있다)

마지막으로 크론스하겐에 위치한 그림 형제 학교(Brüder Grimm Schule)의 건물에 세겨져 있는 문구롬 마무리 해야겠다.
"Nicht für die Schule. Für das Leben Lernen Wir."
"학교를 위해서가 아니라 삶을 위해 우리는 공부합니다."

보도블럭 위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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