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부터 본격적으로 강의가 시작되지만, 지리학과는 오리엔테이션 주간이라 강의는 없다. 다만 신입생들을 위한 여러 프로그램이 있었고, 오늘 오후(지금은 점심 먹고 도서관에 앉아 있음. 아마도 글은 좀 더 늦게 게시할 듯 하다) 중앙도서관 안내가 있고, 저녁에는 지리학과 학생회에서 주체하는 킬 시내를 돌면서 하는 랠리가 있다. 그걸로 이번주는 끝이다.
내가 있는 이곳 킬대학교 지리학과는 평균적으로 한해 신입생은 200명 정도가 되고, 그 중 석사과정 신입생은 약 50명 정도, 전체 재학생은 1000명 정도 된다고 한다. 참고로 킬대학교의 전체 재학생은 약 2만 3천명 정도 된다. 이 정도 규모의 지리학과가 독일 내 지리학과 중에서는 중간 정도 규모라고 하는데...... 한국과는 비교가 안된다.
어제(10월 19일)는 석사학위 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안내가 있었고, 각 학위 가정 별 교수님들과의 면담 자리도 있었다. 킬대학교 지리학과는 인문지리학과 자연지리학, 교육교육학 분야에서 각각 석사학위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한국의 지리학과가 어떤식으로 운영되는지 알지 못하지만, 지리교육과의 운영이나 대학 내 편재 등으로 미루어 볼 때, 내가 공부했던 것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새롭게 학업을 시작하는 내 입장에서 가장 절실한 것은 독일어와 GIS, 원격탐사에 대한 전문지식이다. 나는 딱히 GIS나 원격탐사 분야에서 이름을 떨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이곳에서 공부하면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지식이라는 게 가장 큰 문제다. 둘 다 학부 때는 배우질 못했던 것들이기 때문이다.(배웠다고 하더라도 오래된 일이라 힘들기는 마찬가지 였겠지만)
올 여름 원격탐사 개절학기를 수강했다면 좀 나았을지도 모르겠지만, 이미 지난 일을 아쉬워 한들 어쩌겠는가. 앞으로 갈 길이 구만리다. 그저 전진 전진 전진 뿐이다.
오늘은 아침 일찍 과의 학업코디네이터인 폴머씨를 만나서 나의 석사학위 과정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었다. 우선 대략적인 방향은 자연지리학 분야에 포커스를 두고 지리매체 개발이나 일반적인 지리적 아이디어의 개발 쪽으로 잡았다. 연구실에 앉아서 모니터 눈 아프게 보고 있는 건 별로 재미가 없어보인다. 물론 그런 과목도 수강을 하겠지만 대략적인 앞으로의 방향은 내가 찾고 있는 '지리, 지리학이란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 그리고 그 속에서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을 나누는 방법(저널리즘 또는 매체)을 찾고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 이것이 내가 이곳에서 공부하는 목표요 이유라고 이제는 말해야겠다.
우선 이번 학기에는 GIS와 원격탐사의 기본적인 지식과 기술을 익히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리고 학부 과정 과목 중에서 GeoZeit라는 잡지를 만드는 프로젝트강좌에도 참여할 생각이다. 그와 더불어 아직 시간이 확정된 건 아니지만 독일어 공부도 더 해야할 것이고, 영어도 물론 공부 해야한다. 멀리까지 와서 공부하는 데 힘들 게 인상쓰며 할 게 뭐 있겠는가, 재미있는 것들 찾아서 재미나게 공부하고, 그리고 또 그렇게 그렇게 살는 거지 뭐^^
어제 낮에는 내가 여기서 어떻게 공부를 하나...... 막막함을 느꼈는데, 그래도 그 사이에서 길을 찾은 듯 해서 지금은 한결 편안하다.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어제보다는 분명히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간듯 하다. Toi Toi Toi!
안녕하세요~ 한국 지리학과에 다니고 있는 학부3학년생입니다. 지리학과 독일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제게 정말 흥미로운 블로그네요ㅎㅎ 제가 다니고 있는 학과에서는 한 학년의 정원이 36명에 불과한데 독일 지리학과의 규모가 어마어마하네요! 제가 소속된 학과에서는 크게 도시지리학, 수문학, 기후학, GIS 등으로 나뉘어지는데 그곳에는 어떻게 나뉘어져있는지 궁금하네요~~ 그리고 다른 게시글에서 지리학과 졸업 후 다양한 분야로 진출한다고 하신걸 보았는데,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진출분야들에 대해 간단하게 알려주실 수 있으신가요!
답글삭제오래 전에 쓴 글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개인적으로는 큰 뜻을 가지고 독일로 건너갔지만 지금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생활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지리학의 입지를 생각하면 안타까울 따름이죠. 제가 다녔던 킬대학교 지리학과는 크게 자연지리학, 인문지리학, 지리과 교직 이렇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독일의 지리학과가 보통 이런 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학사과정은 교직 과정을 제외하고 자연지리와 인문지리 구분을 해서 모집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학년이 올라가면서 세부 전공을 선택하게 되죠. 석사과정에서 따로 구분해서 모집합니다. 학교마다 교수진의 전공에 따라서 특색있는 분야가 있습니다. 제가 다녔던 학교에서는 자연지리 쪽에서는 해안지역 연구와 환경 쪽으로 연구를 많이 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인문지리는 도시, 제3세계연구가 활발했구요. 사실 저는 전공이 지리교육이라 학교 다니면서 GIS와 원격탐사는 배우질 못했는데, 어느쪽으로 세부전공을 정하든 GIS는 기본으로 배우게 되고, 자연지리쪽으로 가면 원격탐사도 깊이있게 배울 수 있게 되어있더군요. 아무래도 연구하는데 두 가지가 기본적으로 활용되다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졸업생 진로 부분에 대해서는 잘은 알지 못하지만 한국에서 보다는 다양한 분야로 진출하는 것 같습니다. 특히 환경관리나 도시계획 이런 쪽이 유망한 분야라고 들었습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혹시 더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방명록이나 댓글 남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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