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18.

순식이 독일 대학교 입학 하던 날



바야흐로 개강이다. 실질적인 새로운 대학 생활의 시작은 어제, 그러니까 10월 17일부터 시작했지만, 학적상으로는 이미 10월 1일부터 나는 학생이다. 암튼 어제부로 나에게는 인생의 새로운 장이 열린 샘이다.


지난주는 인터네셔널 센터에서 외국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오리엔테이션이 있었고, 이번주는 학과에서 주체하는 오리엔테이션 주간이다. 본격적인 강의는 다음주부터 시작인데 내일이나 되어야 구체적인 이번 학기 강의에 대한 건 알 수 있을 듯 하다.


8시 반부터 지리학과 학생회에서 아침식사를 대접한다고 해서 일찍 일어나서 준비하고 일지감치 집을 나섰다. 지난주 인터네셔널 센터에서 어떤 아침 식사일지 이미 경험을 했지만 역시나 비슷했다. 빵 하나에 음료수, 치즈와 햄 같은 거(이름이 생각이 안나네), 잼 종류..... 한 끼 식사라고 하기에는 나에게는 좀 부족하다고 해야할까. 암튼 그리고 학생들이 모인 강의실 문 앞에 흰색 작은 종이 봉투가 놓여있다. 가져와서 봤더니 대학 교재를 취급하는 곳에서 홍보물 하나와 병따개, 볼펜, 하리보(아주 질긴 젤리) 그리고 콘돔이 하나 들어있다.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문화차이를 느끼는 순간이었다.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는 Audio Max라는 대강당으로 갔다. 입학식이라고 하기에는 뭣하고, 독일어를 그대로 옮기면 킬 대학교 총장, 각 단과대학 학장, 킬 시장, 학생회 등에서 나와서 인사를 하는 자리였다. 빅 밴드 공연을 시작으로 해서 내빈들의 인삿말이 이어졌다. 그냥 형식적인 인사라기 보다는 학교에 대한 간단한 소개도 함께 받을 수 있는 자리였다. 그리고 또 하나 재미있는 것은 신입생들만 그 자리에 앉아있는 건 아닌 듯 했다. 간혹 학부모로 보이는 사람들도 있었고, 대학생이라고 보기에는 좀 어려 보이는 아이들도 있었다. 행사를 마치고 강당을 나서면서는 참 오랜만에 군중 속에서 답답함도 느껴보고 새로운 또 다른 경험도 할 수 있었다. 베를린에서는 붐비는 지하철 속에서도 시선이 가로 막혀서 답답하지는 않았는데, 확실히 북쪽 사람들 덩치가 크다. 내가 한참 올려다 봐야 하는 사람도 있고, 암튼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다 키가 큰다. 독일 남자 평균이 내 키 정도 된다고 하는데, 베를린에서는 와닿지 않았는데.......




오후에는 학과 교수님들의 지리학과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가 있었다. 킬 대학교 지리학과에는 인문지리학, 자연지리학, 교과교육학, 지리학 연구 방법론 분야에 걸쳐 8개의 연구실이 있다. 과의 규모는 독일에서는 중간 정도 된다고 한다. 위 사진의 빨간 벽돌 건물 전체가 지리학과 건문이고 이웃한 건물에도 몇 개의 연구실과 강의실이 있다. 그리고 전산실과 도서관도 따로 운영하고 있다. 어제는 학과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 각 연구실별 연구과제 등에 대해서 개괄적인 소개가 있었다.
오늘은 전산실과 도서관 이용에 대한 안내가 있고, 내일은 교수진, 함께 공부할 학생들과 만나는 자리도 있다. 내일이면 앞으로의 계획도 좀더 구체적으로 세울 수 있을 것 같다.


1999년 3월 대학 생활을 처음 시작하던 때가 다시 떠오른다. 새로운 시작은 항상 긴장과 설램이 함께 따르기 마련이다. 아직 독일어는 여전히 잘 들리지 않고, 말하는 것도 답답할 뿐이다. 시간이 지나면 적응은 되겠지만, 역시나 조바심이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다음 주 강의가 시작되고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과 어울리다 보면 지금보다는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
뭐 고민할 거 있나. 그냥 즐기면 되는 거지 ㅎㅎㅎ

댓글 1개:

  1. 쓸모없는걸 하나 주었군. 99년이 생각나는구먼. 열심히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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