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25.

킬의 도시경관 개선 사업 - Holstenbrücke

1910년의 킬(출처 : 위키페디아)
슐레스비히-홀슈타인(Schleswig-Holstein)의 주도인 킬(Kiel)의 현재 도심은 중앙역(Hauptbahnhof)에서 북쪽으로 난 도로를 따라 구시가지(Altstadt)에 이르는 지역으로 시청을 비롯한 관공서와 백화점과 쇼핑센터를 비롯한 각종 상점이 자리잡고 있고, 세 개의 큰 여객부두를 끼고 있다. 현대 도시의 경우, 특히 대도시일 수록, 도심 지역은 기능이나 경관 면에서 큰 차이는 없다. 다만 유럽 도시들의 경우 구시가지 어떻게 보존되어 있는가가 도시의 이미지 형성에 상당히 중요할 것으로 생각이 든다. 뤼벡(Lübeck)의 경우 전쟁 당시 구 도심이 상당부분 파괴되기는 했지만 전후 복구는 현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될 정도로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반면 2차 세계대전 당시 도시의 대부분이 파괴되었던 킬의 경우 전후 복구 과정은 현재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그러나 킬의 경우에도 도시 경관 개선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구시가지 지역의 경관 복원은 그 중 중요한 부분이라고 한다. 오늘은 그 중에서 원래 작은 반도(半島)였던 구시가지의 남쪽 지역의 경관복원 사업에 대해 소개할까 한다.

킬의 구시가지(출처 : OpenStreetMap)
킬의 구시가지는 북쪽으로 습지 있었고, 서쪽, 남쪽, 동쪽은 바다로 둘러쌓인 작은 반도 위에 건설되었다. 1846년 구시가지의 남쪽에 위치한 보츠하펜(Bootshafen, 과거의 포구)과 바다 사이에 좁은 다리가 놓였고, 1889년 160미터 길이의 목재 교량이 설치되면서 '클라이너 킬'(Kleiner Kiel, 과거 반도의 서쪽과 남쪽에 수역으로 과거에는 현재의 보츠하펜까지 포함)은 나눠지게 되었다. 이후 이 다리는 1909년 양안을 간척하고 20미터 길이의 철근콘크리트 교량으로 교체되었다. 1904년 다리를 철거하고 230미터에 이르는 (현재의 클라이너 킬과 보츠하펜을 잊는) 연결관을 메워버렸다. 1982년에는 보츠하펜과 바다를 연결하는 관도 메워다. (위키페디아) 킬 시에서는 2009년부터 구시가지 지역을 비롯한 도심 지역의 경관 개선을 위해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했고 2009년 10월 8일 경관개선을 위한 주요 프로젝트를 결정했다. 클라이너 킬과 보츠하펜의 연결도 그 중 하나이다. (2011, Vorstudie Holstenbrücke Kiel, 홀스텐브뤼케 최종 연구용역보고서)

클라이너 킬- 건너편이 구시가지에 해당한다. 현재는 물이 통하지 않지 때문에 녹조류가 많이 생겼다.

클라이너 킬은 다른 글에서도 언급한 적이 있지만, 도심의 경관에서 상당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홀스텐브뤼케를 철거하고 대대적인 경관 개선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특히 항구도시로서 친수공간을 더 확보한다는 점은 주목할만 하다. 문제는 이 사업이 그렇게 간단할 것 같지 않다는 점이다. 우선 연구보고서에서 밝히는 바오 같이 홀스텐브뤼케의 경우 킬 전체에서 세 번째로 많은 버스 노선이 통과하는 중요한 곳이다. 버스뿐만이 아니라 도심으로 들어오는 주요 길목이기 때문에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경우 대단한 교통혼잡이 예상된다. 교통혼잡의 경우는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면 변화한 환경에서 나름의 안정을 찾겠지만,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세밀한 계획의 수립이 필요할 것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현재 부두용지로 이용되고 있는 매립지를 어떻게 보츠하펜과 연결할 것인가 일 것으로 보인다. 연구보고서에도 이 부분에 대해서 비전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대형 여객선이 드나드는 세 개의 부두가 밀집한 곳이라 공간 확보가 가장 큰 문제일 것이다. 이 사업의 최대 관건은 클라이너 킬과 보츠하펜의 연결보다는 확장된 친수공간을 바다와 직접 연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여객부두의 대체 공간을 찾는 것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슈베덴카이(Schwedenkai, 스웨덴행 여객부두)

부산의 경우에도 북항 재개발 사업을 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 내가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 일 수도 있겠지만, 사업의 규모나 중요성에 비해서 언론에서 중요하게 다루지를 않는 것 같다. 킬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업지역의 규모나 예산면에서 그리고 부산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단순히 부산항과 배후지의 개선을 넘어서는 사업이라고 봐야할 것이다. 건설사만 배불리는 사업이 아니라 부산과 부산시민들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으로 사업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부산항이 갖는 경제적인 면은 물론이고 도심과의 연결성 확보, 도시 경관의 큰 틀에서 접근을 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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