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18.

매년 조금씩 무너지는 발트해의 해안절벽

해안선과 나란한 절벽(슈트란데 부근, 발트해)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오는 해안. 다양한 크기의 자갈이 섞인 사빈이 보이고, 20여 미터 높이의 해안절벽이 해안선과 나란하게 달리고 있다. 바닷물과 하늘, 사빈과 절벽은 뚜렷한 색의 대비를 보이고 있다. 이런 지형경관이 몇 킬로미터 이어지고 있다. 역시나 이런 걸 보면 당연히 드는 생각은 '어떻게 저런 지형이 만들어졌을까?'이다.

종퇴석(킬, 뒤스텐브룩)

어제 해안을 따라 걸으면서는 곳이 떠올랐다. 킬(Kiel) 시내의 해안지형의 연장선에서 생각해 본다면 해안선과 나란한 절벽도 종퇴석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차이라고 한다면 킬 시내의 경우 시가지화가 진행되면서 해안선이 인공구조물로 바뀐 반면, 이 지역은 자연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킬의 뒤스텐브룩의 종퇴석 지형도 전체적인 지형과 해안선과의 거리 등을 고려해 본다면 비슷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물론 현재의 인공구조물과 식생은 없다고 가정했을 때다.

적벽(Rotes Kliff, 쥘트)
또 한 군데 생각나는 곳은 지난 가을 쥘트(Sylt)에서 보았던 적벽(Rotes Kliff)이었다. 묘하게 겹치는 모습이다. 절벽을 구성하는 흙의 색깔도 비슷하다. 그때는 그저 해안단구겠거니 생각했는데, 이제와 다시 생각해보니 그게 아닌듯 했다. 아니나 다를까 검색을 해보았더니 지형의 융기에 대한 설명은 없다. 두 지역의 절벽은 모두 마지막 빙기에 만들어진 빙하 퇴적지형이고, 현재는 해안선의 변화에 따라 지형변화가 심한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슈트란데 부근의 절벽은 매년 수십 센티미터씩 후퇴하고 있다고 한다. 이 정도면 지형의 변화(파괴) 속도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쥘트의 적벽과 비교해 보면 사빈의 규모가 작기 때문에 파도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그렇다고 쥘트의 적벽의 경우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지형변화에 신경을 써야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두 지역 모두 지표를 구성하고 있는 지형의 생성년대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그러니 당연히 지형이 견고하지 못하고, 해안선의 변화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지형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해안절벽
해안절벽의 구성물질
해안침식물로 구성된 사빈
이와 같은 지형의 경우 해수면 변동에도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북해와 발트해의 긴 해안선이 있는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지역은 독일 내에서도 이 문제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지역이다. 킬대학교에서 해양연구에 대해서 다각적으로 노력을 하고 있는 것도 이런 점에서 본다면 당연한 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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