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29.

출사표 - 나는 돌아가려 한다.


오늘 점심을 먹고 오랜만에 집에 전화를 했다. 아버지는 어머니는 아침부터 등산을 가셨다 저녁에 불꽃축제를 보고 오겠노라며 나가셨다고 하셨다. 이런 저런 얘기가 잠깐 오갔고, 나는 하려했던 말을 꺼냈다. 내년 봄에 한국으로 돌아가겠노라고. 아버지의 반응은 의외로 쿨하다. 한 마디로 잘 생각했다 하신다. 그리고는 오후 3시나 되었을까 불꽃축제를 구경하고 돌아오신 어미니께 전화가 왔다. 갑작스런 소식을 듣고 전화를 하셨을 테다. 그래도 독일까지 갔는데 학위과정을 마치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씀하셨지만 이내 잘 생각해서 결정하라고 하셨다.

2012. 10. 21.

나도 책을 읽고싶다, 나도 책을 내고싶다!

환경이 바뀌면 생활도, 생각도 많이 바뀐다는 것을 요즘 많이 느끼고 있다. 너무도 편하게 먹고 놀았던 한국에서의 길고 길었던 휴가가 끝나고 다시 시작하는 독일 생활은 또다시 새로운 맛이 있다.

부산 집은 생각해보면 책 읽기 참 좋은 조건을 갖춘 집이다. 부산항을 내려다 보며 저녁 노을을 맞으며 거실에서 책을 읽고 있노라면 나도 좀 있는 놈이구나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문제는 올 여름은 부끄러운 말이지만 몇 권을 읽은 게 다였으니 참 뭐라 할 말이 없다. 그래도 고무적인 것은 독일에서 다시 독서에 대한 열정이 불타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책이 마땅히 없다는 것 정도!

안녕하세요 훔볼트 영감님!

독일에서 맞이하는 세 번째 가을은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중대한 결정을 해야할 때가 온 것 같다. 거의 마음을 굳혀가는 단계라고 하는 것이 나 자신에게 더 솔직한 것인 듯 하다. 내 친구 세훈의 말마따나 생각을 길게 하지않을 작정이다. 독일로 가기로 결정한 것이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가장 중대한 결정이었다면 나는 또 그에 버금가는 결정을 해야할 때가 왔음을 직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