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21.

종퇴석(terminal moraines, Endmoräne)

블로그 포스팅이 얼마만인지..... 다시 마음을 다잡고 글을 써 본다.
오늘의 포스팅 주제는 빙하지형의 하나인 종퇴석(terminal moraines, Endmoräne)이다. 한라산  정상부에서 권곡을 볼 수 있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기억은 있기는 한데, 빙하 퇴적지형에 관해서는 들은 바가 없다. 북독일의 수 많은 호소, 그리고 빙하 퇴적지형. 북독일의 자연경관을 주를 이루는 것들이다.


지난 12월 이사한 기숙사 바로 옆에는 킬에서 가장 큰 숲이 있다. 도심 속 공원이 아니라 자연 상태의 숲이다. 천천히 산책 삼아 한 바퀴 돌아보는 데 삼십분 정도 걸린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보존이 잘되어 있고, 바다와 맞닿아 있어서 경치도 좋고 도시에 쾌적함을 더해주는 곳이다. 도시의 주거지 조건 중에서 자연환경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도 그런 의미에서 킬에서는 가장 쾌적한 주거지이다. 서론은 이쯤에서 접는 게 좋겠다.



지금과 같은 시가지가 만들어지기 전으로 시간을 돌려본다면 킬의 대부분의 지역이 이 숲과 비슷한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상상을 해본다. 원래 지형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전반적인 경사를 볼 대는 도시 전체가 거대한 종퇴석 위에 자리잡고 있다고 봐도 좋겠다.
종퇴석은 빙하에 의해서 공급된 물질이 빙하의 말단부에 오랫동안 퇴적되면서 만들어지는 장벽(Wall) 형태의 지형이다. 첫번째 사진의 숲, 그리고 두번째 사진에서 건물 뒤편의 숲 전체가 종퇴석이다. 해안선과 대체로 나란하게 지형이 발달되어 있다. 시내 지역 도로의 경사를 감안해 본다는 만(灣)의 해안선을 따라 나란하게 달리는 거대한 종퇴석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이 되지만, 현재는 숲으로 보존된 지역에서는 원지형을 확인할 수 있다. 숲으로 보호하고 있는 지역은 폭이 약 200m 정도로 해안에서 멀어질수록 고도가 높아진다. 고도차는 눈대중으로 20미터 이상 되는 듯 하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고 싶어도 아는 게 별로 없어서 그냥 사진으로 대신한다.


  


                      


부산에서 산이며 바다를 아무렇지도 않게 보면서 살아온 터라 그런지 이정도 경치는 뭔가 아쉽다. 하지만 너무나도 편평한 북독일에서 이 정도 숲과 바다가 어우러진 경치라면 충분히 멋지다고 말해도 좋을 듯 하다. 그래서 역시나 19세기 초부터 아름다운 경치로 사랑을 받아온 곳이다. 이런 곳을 가까이 두고 산다는 것도 복이라고 생각한다. 돈 주고는 못살 귀한 보물이다. 자주 들러서 머리도 식히고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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